맞춤법 이야기 - 어이, 역할, 폭발, 며칠

어이

“주로 ‘없다’와 함께 쓰여, 뜻밖이거나 한심해서 기가 막힘”을 이르는 말입니다. ‘어의없다’로 쓰는 어이없을 때가 있습니다. ‘뜻 의(意)’로 지레짐작해서 생기는 현상 같습니다.

비슷한 말로 ‘어처구니없다’가 있습니다. ‘어처구니’는 맷돌의 손잡이인데 맷돌의 손잡이가 없을 때의 당황스러움을 표현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역할

단언하건대 ‘역활’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자기가 마땅히 하여야 할 맡은 바 직책이나 임무’를 뜻하는 한자어(役割)로 [여칼]로 읽습니다. ‘역활’로 써도 안되며 ‘역할’로 쓰고 [여콸]로 읽어서도 안 됩니다.

‘나누다 또는 가르다’는 뜻의 ‘할(割)’이 ‘할복(割腹)’, ‘할인(割引)’, ‘할부(割賦)’ 등에 쓰인다는 것을 떠올리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역활’로 쓰는 이유가 일제 찌꺼기라는 의견1도 있고, 국립국어원에서는 ‘구실’, ‘소임’, ‘할 일’로 순화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폭발

단언하건대 ‘폭팔’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속에 쌓여 있던 감정 따위가 일시에 세찬 기세로 나옴’을 뜻하는 한자어(暴發)와 ‘화학물질이 급격한 화학 변화나 물리 변화를 일으켜 부피가 몹시 커져 폭발음이나 파괴 작용이 따름. 또는 그런 현상’을 뜻하는 한자어(爆發)로 모두 ‘폭발’로 쓰고 [폭빨]로 읽습니다.

‘피다, 쏘다 또는 일어나다’는 뜻의 ‘발(發)’이 ‘발생(發生)’, ‘출발(出發)’, ‘발사(發射)’ 등에 쓰인다는 것을 떠올리면 헷갈릴 일이 없습니다.

며칠

띄어쓰기와 상관없이 ‘몇 일’이 아닌 ‘며칠’이 맞습니다. 즉 ‘오늘이 며칠이지?’라고 써야 합니다. ‘오늘이 몇 월 몇 일이지?’가 아닌 ‘오늘이 몇 월 며칠이지?’라고 써야 합니다.

그냥 외워도 되지만 이유가 궁금하다면 국립국어원의 “'며칠'일까, '몇일'일까?”를 읽어보세요.


  1. [강상헌의 바른말 옳은글] 일본어 ‘와리 (わり)’에서 파행 버려야 옳다